여행

제주 절경 하이라이트, 이중화산체 말미오름

제주도의 오름은 그 형태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특히, 용암이 화구벽의 약한 부분을 뚫고 나가 한쪽이 열린 말굽형 분화구가 가장 흔하다. 원형 굼부리나 굼부리가 없는 원뿔형 오름도 있다. 그 외에도 여러 화구가 모여 있는 형태나, 두 번 분출해 굼부리 안에 또 굼부리가 있는 이중화산체도 존재한다.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에 걸친 말미오름(두산봉)은 이중화산체의 대표적인 예다.

 

제주에는 몇몇 이중화산체를 가진 오름이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송악산(104m), 표선면의 모지오름(306m), 제주시 한경면의 당산봉(145.7m), 조천읍의 방애오름(453.4m) 그리고 말미오름(143.5m)이 그 예다. 이중화산체란 기존 화구 안에 또 다른 화산이 분출한 형태로, 알오름을 품고 있는 모양새다.

 

말미오름은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초등학교 서쪽에 위치하며, '멀미오름' 또는 '두산'으로 불린다. '말미'는 큰 산을 의미하며, 말들을 풀어놓던 곳에서 유래한 '마산'으로도 불린다. 시흥리에서 보면 외륜산 절벽이 인상적이며, 한가운데 솟은 알오름이 전형적인 이중화산체를 보여준다. 넓고 동그란 굼부리 안은 대부분 밭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공중에서 보면 피자 모양을 연상시킨다.

 

말미오름 탐방로는 제주올레 1코스와 겹쳐있으며, 길이 선명하고 넓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시흥리 들판, 성산항, 성산일출봉, 우도 등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외륜산 화구벽을 지나면 알오름으로 오르는 길에 작은 습지가 나타난다. 이 습지는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로, 주변에는 소와 들짐승, 새들의 발자국이 많이 보인다.

 

정상에 오르면 제주 동쪽 대부분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한라산, 송당리 오름 군락, 지미봉, 우도, 성산일출봉 등이 훤히 보인다. 넓고 완만한 정상부는 여럿이 앉아 쉬기 좋은 장소이며, 일출을 보러 오는 이들도 많다. 정상부에는 주인 잃은 비석 하나가 반토막 나서 흙에 파묻혀 있다. 다시 내려갈 때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좋다.